모닝필사 DAY 05
이해인 <편지쓰기>
이해인 수녀님의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세번째.
편지쓰기.
대학생이었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친구들에게 손편지를 쓰는 게 일상적인 일이었던 것 같다.
정말 자주있는 그런..
그런데 아주 빠르고 간편한 메신저들이 등장하면서 편지는 어느 순간부터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 쓰지 않게 되었다.
전할 이야기가 있으면 메신저로 전하면 되니까.. 굳이 종이에 적어 만나서 혹은 우편으로 느리게 전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해인 수녀님은 수녀원 마당 옛 유치원 자리에 자그마한 '편지글방'을 하나 차려놓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보내오는 사연을 분류해 짧게라도 답을 해주려고 애쓰신다고 한다. 급할 땐 팩스나 이메일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번거롭더라도 겉봉에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는 정성스러운 기쁨과는 비할 수 없어서 되도록이면 짧게라도 편지를 쓰신다고 한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읽으면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찾아갔던 2016년의 부산이 기억이 났다.
수녀원을 거닐고 해인글방 앞에서 서성이다보면 이해인 수녀님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오랫동안 머물러있다 왔었다.
편지는 아마 이 곳에서 쓰시지 않았을까 싶다.
용기를 내서 들어갔어야 했는데, 차마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아쉽지만 그냥 돌아왔는데 안에 계셨다면 따뜻하게 맞아주시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근래에 편지를 쓴 적이 있나 생각해봤다.
그래도 다행히 바로 어제, 편지까지는 아니고 엽서를 썼다.
고마운 분에게 전할 선물을 보내면서 옛날감성 돋으시라고 썼는데 쓰는 동안 내 마음이 울컥해져 버렸었다.
온라인 서점에서 주소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보낼 수 있지만 정성껏 마음을 함께 보내고 싶어서 직접 보내는 걸 선택했는데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이렇게 하는 게 더 의미부여가 되는 것 같다.
이 글을 읽은 분들께 제안 하나를 하려고 한다.
요즘 감사일기를 쓰는 분들이 많은데, 감사일기를 쓸때 감사한 사람도 함께 떠올려보고 기록해보는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작은 엽서에라도, 길지 않아도 된다 짧게라도 마음을 적어 보내보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따뜻해질거라고 장담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역시, 아날로그가 짱이다.^^
: 결정적 문구 :
"글에도 음악이 흘러 아름답습니다. 받는 이들은 행복하답니다."

편지쓰기 : 이해인 :
나는 악기를 다루듯이
편지를 씁니다
어떤 사람에겐
피아노와 풍금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에겐
첼로나 바이올린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또 어떤 사람에겐
가야금이나 거문고의 언어로 이야기하죠
글에도 음악이 흘러 아름답습니다
받는 이들은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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