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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도종환 <담쟁이>

by 데일리톡톡 2020. 12. 30.

모닝필사 DAY 12

 

도종환 <담쟁이>

 


 

도종환 시인은 이 시에서 우리를 담쟁이로 표현하면서 고난과 한계를 혼자가 아닌 함께 극복해낸다는 의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를 읊으면서 이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젊은 사람들 그리고 방송을 통해 많이 듣는 그 말, 

 

"이번 생은 틀렸다"

 

현생에서 마주하는 많은 것들이 나의 젊은 시절과는 달라진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인생을 조금 더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참 안타깝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나도 과거에 조직 내에서 나서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었다.

 

함께 하는 동료들은 나이가 어렸고 자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생소한 세대였다. 그래서 왜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며 설득해 나갔다. 사측으로부터 "직원들의 뒤에서 분란을 조장하지 말라"는 말도 들었고 개인적인 불이익도 받았다.

 

그래도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침묵을 하면 잘못 된 것을 나 또한 동조하는 셈이니까.

 

동료들이 나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지지해준 덕분에 동료들이 회사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아닌 "사람"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생을 틀렸다" 고 말하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혼자는 어려울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과 연대하고 나아간다면 본인의 이번 생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 결정적 문구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 도종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 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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